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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이나 걸릴 순 없으니까  _ 영화 <설득>

8년이나 걸릴 순 없으니까 _ 영화 <설득>

인생의 갈림길이 많아질수록,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같은 후회가 많아진다. 더군다나 그 선택이 다른 사람의 설득 때문이라면 후회는 원망으로 바뀐다. 나에게는 그것이 제주행이었다.   몇 년 전 나는, 쉼 없이 일했던 직장을 그만두기로 했다. 작은 규모의 직장이었기에, 내가 발전하는 만큼 함께 성장하는 것이 눈으로 보였다. 그게 재밌어서 힘든 줄도 몰랐다. 그렇게

By 이표(李表) - 표류일지

글진 뉴스레터 02호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글진 geulzine의 뉴스레터 02호 FEATURE STORY 너의 쓰디쓴 밤을 나는 알고 있다 : 아류라 불리던 것들의 뜨거운 반란 1. 나는 아류다  나는 만년필의 아류다.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불렀고, 나 또한 그 시선을 부정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내가 태어난 이유이자 숙명이었으니까. 내 고향은 일본. 내가 바다 건너 한국까지 진출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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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등의 용기는 조용하다.

등교거부

4등의 용기는 조용하다.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첫 만남 이후 일주일. 아이는 여전히 교실 구석에 앉아있다. 쉬는 시간이 되면 누군가 말을 걸어주길 기대하지만, 친구들은 이미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모여 앉는다. 아이는 말 대신 주변 눈치만 살핀다. 결국, 아이는 책상에 엎드린다. ‘역시 나는 안돼.’ ‘나는 여기에 어울리지 않아.’ 아이는 그렇게 스스로 자책을 한다. 그러던 어느

By 김지혜 - 4등을 위한 글
트라디오 스타일로펜 : 너의 쓰디쓴 밤을 나는 알고 있다

트라디오 스타일로펜 : 너의 쓰디쓴 밤을 나는 알고 있다

- 아류라 불리던 것들의 낮은 반란 1. 나는 아류다 나는 만년필의 아류다.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불렀고, 나 또한 그 시선을 부정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내가 태어난 이유이자 숙명이었으니까. 내 고향은 일본. 내가 바다 건너 한국까지 진출했다는 건, 그만큼 내 존재가치가 인정받았다는 의미겠지. 나를 처음 만났을 때 사람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넌

By 서사이 - 도구의 사생활
2. 탈주 스캔들 (2) - 좀 즐겨봐요

2. 탈주 스캔들 (2) - 좀 즐겨봐요

빠앙. 찰나에 핸들을 확 꺾은 해진과 옆 좌석의 인하에게 찢어지는 듯한 클락션이 울려왔다. “미, 미친놈이…….” 정말로 간발의 차였다. 한 끗 차이로 사선을 넘나든 바람에 심장이 미친 듯이 쿵쿵 뛰었다. 세상에, 맞은편에서 오던 화물 트럭과 충돌할 뻔했다……. 상대는 몇 톤짜리 트럭이고 질량 차가 압도적이니 부딪혔으면 이 차는 확실하게 찌그러졌을 거다. 누가

By 가넷베리Garnetberry - 가넷베리의 숏텐츠
파니 멘델스존

파니 멘델스존

"나는 예술가가 아니다. 나는 여성이다. 여성은 창조하는 존재가 아니라 창조된 것을 돌보는 존재이다." 파니의 일기 中 (1836년)  결혼행진곡의 작곡가 펠릭스 멘델스존. 많은 분에게 익숙한 이름일 듯합니다. 오늘은 그 누이인 파니 멘델스존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파니는 네 살 터울의 남동생 펠릭스와 함께 당대 최고의 스승들에게 음악을 배웠고, 두 남매의

By 마침 - 명프로젝트 & 시필
세계 여성의 날 _ 넌 무엇을 원하니?

세계 여성의 날 _ 넌 무엇을 원하니?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의 상징은 '빵과 장미'입니다. 빵은 노동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뜻합니다. 그 상징이 외쳐진 이후,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디쯤 와 있을까요 ? 2026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여성의 날에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요 ? 여성의 노동권과 참정권을 가진 21세기, 그렇다면 이제 충분한 걸까요 ? 일과 양육을 함께하고 싶은 여성은 여전히 둘

By 이지선 - 햇살 좋은 창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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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시작

다 큰 성인 남자가 어깨를 들썩이며 훌쩍거리고 있다. 아이처럼, 굳이 자기의 눈물을 감출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도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순간, 이럴 때 주의를 기울이는 건 예의가 아닌 듯했다. 부인인 듯한 여성이 남편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의 말을 건넨다. 여성의 목소리에도 물기가 묻어 있다.

By 윤명주 - 사적인 지각변동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새학기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의 첫째 주. 교실 안은 설렘의 소리로 가득하다. 벌써 친구를 사귀고, 함께 웃는 아이. 작년에 친했던 친구와 같은 반이 되었다며, 환호성을 지르는 아이. 자기 자리를 찾아 자연스럽게 책상을 정리하고, 공간을 만들어가는 아이들. 그런데 복도에는 아직 한 발짝도 교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아이가 있다. 문

By 김지혜 - 4등을 위한 글
최애가 열어준 세계

최애가 열어준 세계

내게 다른 세상을 열어준 이는 가수 이상은이었다.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던 그를 처음 본 후 다음 날 교실의 분위기를 기억한다. 우리는 “어제 그거 봤어?”로 말문을 열고, 대걸레를 마이크 삼아 “담다디, 담다디, 담다디 담”하며 건들거렸다. 왠지 모르게 신명났던 그날, 지루했던 일상에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쉬는 시간마다

By 윤명주 - 사적인 지각변동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작 _ 영화 <스파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작 _ 영화 <스파이>

한국인에게는 한 해를 시작할 기회가 세 번 주어진다고 한다. 1월 1일, 설날, 3월이다. 어릴 때부터 새로운 환경에 진입하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잔뜩 만나왔던 3월은 긴장감과 기대감이 공존한다. 양력과 음력의 시작을 모두 놓친 우리에게 3월은, 습관처럼 찾아온 ‘써드 찬스(third chance)’이다.   하지만 지금 난 이 기회마저 외면하고 싶다. 기대감이 사라진 자리에

By 이표(李表) - 표류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