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지당
임윤지당
숏츠를 내려보다 요즘 방영하는 드라마의 한 장면에서 스크롤을 멈췄습니다. 조선의 여인이 현재로 타임슬립해 면접장에 나타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는 신사임당, 허난설헌, 임윤지당을 차례로 언급하며, 이런 세상이라면 비혼을 선언하고 자기 분야의 제1인자가 되겠노라고 당차게 말합니다.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지만, 임윤지당은 조금 낯선 이름입니다. "성인(聖人)과 나는 동류다." 조선 시대
마침내 마침.
임윤지당
숏츠를 내려보다 요즘 방영하는 드라마의 한 장면에서 스크롤을 멈췄습니다. 조선의 여인이 현재로 타임슬립해 면접장에 나타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는 신사임당, 허난설헌, 임윤지당을 차례로 언급하며, 이런 세상이라면 비혼을 선언하고 자기 분야의 제1인자가 되겠노라고 당차게 말합니다.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지만, 임윤지당은 조금 낯선 이름입니다. "성인(聖人)과 나는 동류다." 조선 시대
가장 깊은 땅이고 싶다 봄철 민들레 꽃씨처럼 떠올라 이곳 저곳 마음껏 눈에 담다가 천천히, 천천히 제 무게를 찾아 내려와 마침내 더는 오를 수 없을 때 길을 잃는 순간 다시 뿌리 내릴 수 있는 너의 가장 낮은 곳, 그 넉넉한 흙이고 싶다.
여기 두 문장이 있습니다. "그의 문학은 나이로 치면 30대 중년여자, 피부로 치면 육욕에 거친, 지방질은 거의 다 말라 없어진 퇴폐하고 황량한 피부." 그리고 같은 작가를 두고 쓰인 또 다른 문장이 있습니다. "교훈 같은 흔적은 조금도 없으면서도, 자미있고, 그 자미가 결코 비열하지 않은 — 고상한 자미." 전혀 다른
겨울을 장롱 깊숙이 밀어 넣었다 입을 다물지 못하는 문을 뒤로 햇살의 눈인사를 유리창이 오해 가득 품으면 셔츠 한 장을 꺼내 몸에 걸친다 손목엔 지난 계절의 흔적이 잊었던 시절을 건드린다 골목 하나 돌아서자마 어귀를 지키고 있던 추위가 기다렸다는 듯 귓가를 서성이는데 하나, 둘, 셋을 세기도 전 어깨에 내려앉는 목련이 홑겹의 기억보다
여기 두 여자가 있습니다. 한 명은 칼을 쥐고 있고, 다른 한 명은 옆에서 힘을 보탭니다. 그들의 얼굴에는 공포도, 망설임도 없습니다. 그저 조용하고 숨 막히는 집중만 있을 뿐입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가 그린 〈유딧이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장면(Judith Slaying Holofernes)〉입니다. 유딧은 적장의 목을 베어 민족을 구한 영웅으로, 같은 성서 이야기를 다룬
4월의 햇살은 투명해서 숨을 곳이 없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참새의 부리에선 어제 누군가 뱉어낸 무관심이 뚝뚝 떨어진다 가장 작은 허기가 가장 낮은 곳을 쪼아대며 연명하는 정오의 비린내 길 위엔 제 몸의 무늬가 된 낡은 목줄을 감은 개 한 마리 체온을 기억하는 코끝이 온갖 것이 뒤섞인 바람 속에서 미열의 품을 찾아 킁킁거린다
"이 책의 모든 위대한 부분은 그녀의 것이다. 그녀가 없었다면 이 책은 결코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 《자유론》 헌사 中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주장이라 불리는 책,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하지만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면 나오는 놀랍고도 솔직한 고백을 세상은 160년 동안 이 문장을 밀의 '과한 사랑&
넌 늘 물을 찾았어 네 좁은 목구멍을 모르고 미어지게 밀어 넣은 나만의 진심에 가슴을 쳤지 뽀얀 살결 속 서슬 푸른 비수를 숨긴 이들처럼 나마저 독을 품었다면 너는 나를 달리 대했을까 무해하다는 이유로 파헤쳐도 좋을 이름이 된 나, 못난 침묵이라 하지 말기를 자줏빛 수의를 입고 어둠 속에서 견딘 시간은 지상의 설탕을
"나는 예술가가 아니다. 나는 여성이다. 여성은 창조하는 존재가 아니라 창조된 것을 돌보는 존재이다." 파니의 일기 中 (1836년) 결혼행진곡의 작곡가 펠릭스 멘델스존. 많은 분에게 익숙한 이름일 듯합니다. 오늘은 그 누이인 파니 멘델스존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파니는 네 살 터울의 남동생 펠릭스와 함께 당대 최고의 스승들에게 음악을 배웠고, 두 남매의
시-시-시-작! 동시에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 공포가 폐부로 밀려 들어와 눈동자를 굴리며 입 밖으로 도망친 음정들을 줍느라 노래는 늘 허리가 끊겼고 ‘너는 꼭 부르다 말더라’라는 말은 주석처럼 달렸다 ‘꼭'이라는 부사에 갇혀 첫 음은 다시 떼지 않았고 오물조물 입술만 움직이며 침과 함께 삼켜버린 것들로 키가 자랐다 ’마침표를 찍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