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 명프로젝트 & 시필

마침내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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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마이어 Vivian Maier

비비안마이어

비비안 마이어 Vivian Maier

"꿈이 있습니까?" 소셜 미디어 릴스를 넘기다 길 가는 이들에게 불쑥 꿈을 묻는 인플루언서의 영상을 보았다. 어느 정도의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꿈이라면 흔쾌히 들어주며 얼마 후 훈훈하게 콘텐츠를 마무리한다. 문득 길을 걷다 누군가 내 앞을 막아서며 꿈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대답할 수 있을까. 먹고사는 일에 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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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복날

들끓는 한복판 남김없이 속을 도려내 비워낸 품 안에는 쓰고 달고 맵고 떫은 사방에서 여문 것들을 차곡차곡 들여앉혀 품은 것들이 흩어질새라 두 손 두 발 여미고 숨 한자락도 토하지 못하게 안으로 안으로 뼈는 살을 놓아주고 살은 제 모양을 내려놓으면 허물어진 것들 사이로 켜켜이 밴 것이 흘러나와 마침내 마주 앉은 이의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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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룡

강주룡

강주룡

며칠 전 통장에 찍힌 월급 액수를 보고 계산기를 누르는 손가락이 바빠졌습니다. 어딘가 헛헛하다 싶더니 역시였습니다. 지난달 명세서와 한참을 눈싸움 하며 따져본 끝에 마침내 덜미를 잡았습니다. 주휴수당 항목이 문제였습니다. 치킨 몇마리 값이 사라질 위기입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다 일단 근로기준법 조항을 검색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권리의 출발점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 머릿속 노동운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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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시 창고-시 못쓰는 밤

시창고

전설의 시 창고-시 못쓰는 밤

예쁜 유리잔 속에 잘 영근 달 하나 담가 컴퓨터 앞에 놓아두고 . . . 아무 말도 고이지 않은 맑은 수면 . . . 키보드 위에 가지런히 모아놓은 손가락들 꼼지락꼼지락 눈치만 보다 슬그머니 거리를 넓힌 검지 끝에 시작되는 세상 구경 부업삼아 회사 차려 폐업까지 시켜보고 갈 길 잃은 내 마음 심리 파악 완료 주인 찾은 강아지 소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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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버터플라이 힐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

연일 뜨거운 날씨가 계속됩니다. 아무리 한여름이라지만, 새벽과 저녁의 공기까지 침범한 열기는 심상치 않습니다. 이럴 때 길가에서 만나는 나무 그늘은 생존을 위한 적당한 쉼터가 되어줍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피할 수 있는 나무 밑이 사라져갑니다. 가게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로, 낙과가 바닥을 더럽힌다는 이유로, 편의에 방해가 된다는 온갖 이유를 붙여 우리보다 오래 살아온 나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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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아닌 행동-에멀린 팽크허스트 (Emmeline Pankhurst)

에멀린팽크허스트

말이 아닌 행동-에멀린 팽크허스트 (Emmeline Pankhurst)

영화 《에놀라 홈즈》를 보셨나요? 주인공 에놀라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엄마 유도리아 홈즈의 흔적을 추적합니다. 그 과정에서 마주한 진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교양 있는 귀족 부인인 줄 알았던 엄마는 런던의 외딴 창고에서 화약을 제조하고 주짓수를 배우며, 기존의 판을 뒤흔들 거사의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엄마 유도리아는 세상의 차별에 온몸으로 맞서던 비밀 서프러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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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바닥에서 모나리자가 나를 보고 웃었어

방바닥에서 모나리자가 나를 보고 웃었어

귓전을 밀어붙이는 목소리 몸이 붙들린 사이 탈출한 눈길이 바닥 위로 미끄러지면 여기저기 숨어 있던 얼굴들이 고개를 들어 표정을 꺼내 놓아 장판 속 모나리자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벽지 속 스크루지 영감은 코를 늘어뜨린 채 눈을 굴리지 꼼짝 못 할 때마다 사방에서 살아나는 기묘한 극장 뚝, 끊어진 잔소리에 자유를 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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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옥 -한국 최초의 여성 비행사

권기옥 -한국 최초의 여성 비행사

“비행기를 배워 조선 총독부를 부수겠습니다.”  수천 킬로미터의 대륙을 홀로 가로질러 문을 두드린 이방 여인의 기백 앞에서, 마흔 살 군벌 총독의 완고한 빗장이 마침내 풀렸습니다. 윈난 육군항공학교의 견고한 금녀의 벽을 무너뜨린 이 호기로운 선언이, 고작 스물둘의 망명객 권기옥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는 태어난 순간부터 거절당한 존재였습니다. 1901년 평양, 아들이 아니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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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Frida Kahlo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발이 왜 필요하겠어? 내게 날 수 있는 날개가 있는데. 1953년, 괴사해 가던 오른쪽 다리를 무릎 아래까지 절단해야 했던 여인이 일기장에 남긴 문장입니다. 그 옆에는 날개가 돋은 발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육체의 기둥이 잘려 나가는 순간에도, 비탄 대신 비상의 이미지를 끌어올렸습니다. 화가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입니다. 칼로의 삶은 일찍 부터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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