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 와이드 웹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숲속의 나무들은 혼자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각자의 뿌리, 각자의 줄기, 각자의 잎. 서로 닿지 않은 채 홀로 견디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땅 아래에서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드 와이드 웹(Wood Wide Web)이다. 1997년 네이처지의 표지를 장식했던 시마드 삼림생태학 교수의 연구 내용에
10년차 상담사가 들려주는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숲속의 나무들은 혼자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각자의 뿌리, 각자의 줄기, 각자의 잎. 서로 닿지 않은 채 홀로 견디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땅 아래에서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드 와이드 웹(Wood Wide Web)이다. 1997년 네이처지의 표지를 장식했던 시마드 삼림생태학 교수의 연구 내용에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숲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위를 올려다보게 된다. 하늘을 향해 뻗은 키 큰 나무들. 그 아래로 햇빛을 조금씩 나눠 받으며 자라는 중간 키의 나무들. 그리고 땅 가까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곳에서 바위와 흙 사이를 조용히 채우는 이끼. 숲은 키 큰 나무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다. 큰
[특별편 - 정신건강 이야기] 학생 의뢰서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충동적인 행동으로 인해 대인관계 갈등이 잦으며, 반복적인 과제 미제출로 인한 학습의 어려움” 그런데 담임선생님은 의뢰서를 건네며 이렇게 덧붙였다. “그래도 애가 정말 밝고, 장점도 많아요.” 문제 행동으로 의뢰되지만, 막상 만나보면 에너지가 크고 매력이 있는 아이들. 바로 ADHD 청소년들이다. ADHD 청소년들은 학교와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가위를 내려놓은 그 아이는, 다음 상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또 그럴 것 같아서 무서워요.” 날카로운 것을 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에 또 그 순간이 오면 자신이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했다. 평소에도 ‘어차피 말해봐야 아무도 안 들어줄 텐데’라며 참는 것이 익숙했던 아이였다. 그래서 그 폭발은 아이 자신에게도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필통에 있는 가위를 꺼내 친구에게 휘두름’ 학생 의뢰서에 적힌 내용이다. 교실 안에서 흉기라 불릴 만한 것을 휘두르는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다. 그 날카로움은 타인을 향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기 자신을 향하기도 한다. 상담실에서 만난 아이는 의뢰서의 문장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순한 인상이었다. “왜 가위를 휘둘렀을까?” “친구가 수업 시간에 제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더 이상은 못 하겠어요. 학교 그만둘래요.” 분 단위로 쪼갠 일과표, 조금의 틈도 허용하지 않은 순공 기록. 새벽까지 이어진 오답 노트와 스스로를 계속 점검하는 모습. 치열하게 살아온 그 아이는 플래너를 책상 위에 내려놓고 결국 자퇴를 선언했다. 목표하는 대학의 등급컷에서 멀어지고, 자신의 노력을 ‘가망 없는 실패’로 정의한 결과다.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고3 수험생들에게 6월 모의고사는 수능 점수 미리보기로 통한다. N수생들도 합류하는 모의고사, 전국 단위로 내 실력을 확인하는 시험. 그리고 그 모든 것은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 등 숫자로 보여진다. 그래서 6월 모의고사가 끝난 교실은 한숨 소리로 가득 찬다. “이번에는 정말 치열하게 했는데…”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치열하게 열심히 공부했다.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체육대회가 끝난 운동장에는 종이 응원 도구 몇 개가 굴러다닌다. 하루 종일 울리던 음악은 멈췄고, 스피커에서는 잡음만 흐른다. 아이들은 하나둘 교문을 나선다. 반티 위에 겉옷을 걸치고, 친구들과 오늘 찍은 사진들을 확인하며 웃는다. “이 사진은 계속 봐도 웃겨” “내 표정 완전 이상해. 이거 반톡에 올린다.” 오늘은 분명 시끄럽고 즐거운
청소년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중간고사가 끝난 봄날. 교실이 시끌벅적하다. “3반은 체육대회 유니폼 했대. 우리가 하려고 했는데” “그럼, 담임쌤 얼굴 박힌 티셔츠 어때?” “이건, 1반이 하기로 했다는데.” 곧 있을 체육대회를 앞두고 반 아이들은 벌써 들떠 있다. 응원 구호를 정하고, 함께 입을 응원복을 고르며, 누가 어떤 종목에 나갈지 이야기한다. 4등도 그 안에 섞여
상실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선생님,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죠?” 아이들은 충분히 울고 나서야 비로소 이 질문을 꺼낸다. 상실을 인정했고, 잃어버린 것들을 위해 마음껏 울었다. 하지만 그다음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상실의 감정 속에 머문다. 상담실에서 만난 한 아이는 친구를 잃은 상실감 속에 몇 달째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선생님,
[특별편 - 정신건강 이야기] 안녕하세요. 갑자기 글이 올라와서 놀라셨죠? 오늘은 30일에 진행될 특별편을 미리 올렸습니다! 재난 트라우마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국립정신건강센터(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는 국가적 재난 10주년을 맞이하여 2024년부터 트라우마 치유주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 2026년은 4월 20일(월) - 4월 24일(금)까지로 지정되어 있고, 마음안심버스 체험 등 다양한 행사들이
상실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냥 힘들어요.” 생각보다 자주 듣는 말이다. 특별한 일이 없지만 그냥 힘들다. 그리고 이유를 스스로 설명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짧은 말 안에는 그들이 잃어버린 많은 것들을 포함한다. 상실은 죽음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리고 청소년들은 매일 무엇인가를 잃는다. 전학 간 친구, 깨진 관계, 포기한 꿈, 성적 확인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