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과 함께 걷기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선생님,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죠?”
아이들은 충분히 울고 나서야 비로소 이 질문을 꺼낸다.
상실을 인정했고, 잃어버린 것들을 위해 마음껏 울었다. 하지만 그다음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상실의 감정 속에 머문다.
상담실에서 만난 한 아이는 친구를 잃은 상실감 속에 몇 달째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선생님, 이 슬픔이 끝날 것 같지 않아요.”
“슬픔이 끝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어떤 것도 시작할 수 없어요.”
슬픔이 끝나야 시작할 수 있을까?
아니다. 진정한 애도는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것으로 완성된다.
물론, 상실에 대한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머무를 시간은 필요하다.
그러나 평생 그곳에만 머물 수는 없다.
어느 순간 상실의 자리를 남겨둔 채로 다시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시점이 찾아온다.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머뭇거린다.
완벽한 회복을 기다리거나, 방법을 몰라 멈추기도 한다.
혹은, 다시 웃는 일상이 배신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그 자리에 머물기도 한다.
하지만 상실과 함께 걷는다는 것은 거창한 결심이나 완전한 회복 뒤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상실의 자리를 남겨둔 채 오늘의 소소한 일들을 해보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
학교에 가는 것.
작은 기대를 다시 품어보는 것.
이것이 바로, 상실과 함께 걷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 일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세상은 4등의 이런 조용한 움직임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꿈틀거리는 4등의 용기를 응원한다.
3월, 우리는 시작은 원래 두렵다는 것을 알았다.
4월, 우리는 잃어버린 것들에 이름을 붙이고 충분히 슬퍼했다.
그리고 이제, 상실을 품은 채로 다시 걷는다.
당신은 오늘, 어떤 작은 시작 앞에 서 있나요?
<4등을 위한 글>
상실의 자리를 남겨두고, 미래의 문을 여는 용기.
그 작은 시작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