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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것들(2)

버려진 것들(2)

화장실 자동문 밖으로 나온 팔.   그래서 닫히지도 열리지도 못한 자동문은 그 애매한 자리에 멈춰 있었다. 억지로 열어젖힌 문 뒤에는 부패하려고 했지만, 부패 요소도 부족했던 우주에서 미라의 형태로 사라져 버린 생명이 구겨져 있었다.  시체와 함께 쓰러져 있는 이동 보조 기구. 모양은 전동 휠체어와 비슷하지만 필요시 이족보행이 가능하게 설계된 기계. 몸이 불편한

By 이안 -이 안의 숏텐츠

글진 뉴스레터 10호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님께 전하는 글진 geulzine의 뉴스레터 10호 FEATURE STORY 탈주 스캔들 (6)_가족 같은 사이 “하여튼 우리 주 형사님, 너무 외골수예요.” 힘으로 어쩔 수 없을 거라 여기고 우회로를 찾은 건데, 아무래도 지레짐작이었던 듯한 상황이다. “유연하게 살아도 괜찮아요. 그렇게 좋아하는 원칙에만 매달리지 마시고.” “…….” “가끔 보면 형사님은 감옥에 갇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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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순간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순간

버스의 노약자석에 앉아 있는 할머니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 본다. 품이 넉넉한 스커트를 입고 모자까지 갖춰서 쓰고 있다. 할머니와 함께 해 온 세월만큼 여러 번 빨아 입은 티가 나는 옷이다. 비싼 옷은 아니지만 주름이 잘 가는 치마라 다림질도 꼼꼼하게 했으리라. 바닥에 앉아 다림질을 하는 할머니 모습을 그려본다. 할머니는 옷에 맞춰 신은

By 윤명주 - 사적인 지각변동
6. 탈주 스캔들 (6) - 가족 같은 사이

6. 탈주 스캔들 (6) - 가족 같은 사이

“하여튼 우리 주 형사님, 너무 외골수예요.” 힘으로 어쩔 수 없을 거라 여기고 우회로를 찾은 건데, 아무래도 지레짐작이었던 듯한 상황이다. “유연하게 살아도 괜찮아요. 그렇게 좋아하는 원칙에만 매달리지 마시고.” “딱히 원칙에 매달린 게 아니라.” “아니긴요. 가끔 보면 형사님은 감옥에 갇혀 지내던 나보다도 머리가 더 갇혀 있는 것 같거든요?” 어디 세상이 FM대로만 굴러가냐며

By 가넷베리Garnetberry - 가넷베리의 숏텐츠
행복한 우리 가족

행복한 우리 가족

가족은 또 다른 나, 자신인 듯 나와는 다른 존재이다. 나인 듯 닮아 있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은 사람들이다. 서로 다른 A와 B가 만나 DNA로 연결된 생명체 A∩B를 만든 인연이다. 밑바탕이 같은 뿌리를 이루고, 그 안에서 각자의 가지를 펼치며 자라난다. 외모도 습관도 조금씩 닮아가고 또 달라지며 서로의 모양을 만들어 간다. 가족은

By 이지선 - 햇살 좋은 창가
에밀리조차 되지 못한 이후에 _ 소설《순례 주택》

에밀리조차 되지 못한 이후에 _ 소설《순례 주택》

커피는 꼭 스타벅스 걸로, 누구나 이름을 알 만한 명품 가방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고 꿈꿨던 멋진 ‘커리어우먼’의 모습은 이러했다. 현실은 물론 영화 속에서도 허영심으로 매도되었던, 성공을 향한 여성들의 욕망이 매력적이었다.   개봉하고 20년이 지나서 다시 보니 내 사회 초년생 시절 지녔던 건방진

By 이표(李表) - 표류일지

글진 뉴스레터 09호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님께 전하는 글진 geulzine의 뉴스레터 09호 FEATURE STORY 일기장에 있어야 했다_단편소설 <실패담 크루> 실패담은 누구에게 언제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친구들에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하자마자 부끄러움이 밀려 들어왔다. 필명도 밝히고 책 제목과 연재처 링크를 공유했지만, 어떤 무리에게는 주저했다. 지나가는 말로 가볍게 꺼내려던 마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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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것들 (1)

버려진 것들 (1)

여긴 분명히 우주인데, 내 눈앞에 유영하는 저 유모차는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 뒤집혀 흐르는 유모차를 봤지만 못 본 척한다. 커피로 열지 못한 아침이란, 내가 아직 깨어나지 못한 상태이니. 저리 흐르게 둔다. 나는 아직 수면 상태이다. 그래야만 한다. 저것은 지금까지 둥실거렸으니, 조금 더 둥실거린다고 지구가 파괴되진 않을 것이다.   나는 클린 스페이스

By 이안 -이 안의 숏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