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
ⓒ 2026. 이지선. All rights reserved.

부끄러움을 가지고 살아간다.
아무것도 모른다. 익숙하지 않아 불안하다.
그렇지만 그냥 해본다.
이론만 배우기보다 실제로 해보며 배운다.
뒤로 미뤄봐도 어차피 누가 대신 해주지 않는다.
잘해서 빨리 하는 게 아니다.
모르니까 해치워 버리고, 시작했으니까 다시 하는 거다.

무언가를 한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다.
하지 않는다고 해도 방해되지 않는다.
해본다고 눈에 띄는 변화도 없다.
그렇지만 그냥 해본다.
삶의 변수를 줄이기 위해 움직인다.
애쓰고 치열하게 싸우고 몸으로 때운다.
어떻게든 되게 해보려고 삽질한다.
맨땅에 헤딩하듯 그냥 시작한다.

글쓰기도, 그림도, 공부도,
사회생활도, 인간관계도,
집안일도, 요리도, 육아도,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
그냥 해보고 배우고 또 해본다.
아이가 걸음마를 하고, 걷고, 뛰는 것처럼 말이다.

ⓒ 2026. 이지선. All rights reserved.

준비 없이 해보고 계획해서 해보고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수정해서 또 해본다.
똘기 가득한 내 모습이 익숙하다.
그 모습에 뿌듯함을 느낀다.
그런 내가 참 우습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하는
무모함이 있는 요상한 사람

정답이 없는 삶의 마라톤에서
달리고 달리다가 넘어지면 일어나서
한 걸음이라도 움직여보는
오기똘기를 장착한 사람

그게 바로 햇살 좋은 창가이다.

이미지 출처 : 그림책<너에게로 가는 길>(2022) ⓒ 2026. 이지선.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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