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상실과 함께 걷기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선생님,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죠?” 아이들은 충분히 울고 나서야 비로소 이 질문을 꺼낸다. 상실을 인정했고, 잃어버린 것들을 위해 마음껏 울었다. 하지만 그다음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상실의 감정 속에 머문다. 상담실에서 만난 한 아이는 친구를 잃은 상실감 속에 몇 달째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선생님,
상실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선생님,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죠?” 아이들은 충분히 울고 나서야 비로소 이 질문을 꺼낸다. 상실을 인정했고, 잃어버린 것들을 위해 마음껏 울었다. 하지만 그다음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상실의 감정 속에 머문다. 상담실에서 만난 한 아이는 친구를 잃은 상실감 속에 몇 달째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선생님,
무언가를 갖고 싶은 소비 욕구가 올라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책을 사거나 빌린다. 책을 펼치고 앉아 있으면 괜히 더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누군가에게 “내 취미는 책 읽기예요.”라고 말할 때도 조금은 있어 보이는 것 같아서 좋다. 베스트셀러나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을 굳이 고르지는 않는다. 그저 내
여기 두 문장이 있습니다. "그의 문학은 나이로 치면 30대 중년여자, 피부로 치면 육욕에 거친, 지방질은 거의 다 말라 없어진 퇴폐하고 황량한 피부." 그리고 같은 작가를 두고 쓰인 또 다른 문장이 있습니다. "교훈 같은 흔적은 조금도 없으면서도, 자미있고, 그 자미가 결코 비열하지 않은 — 고상한 자미." 전혀 다른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님께 전하는 글진 geulzine의 뉴스레터 07호 FEATURE STORY 잊을 수 없는 그날의 기억 기억 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 날이 있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내 아이는 뱃속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고 다른 누군가의 아이는 깊은 바다로 가라앉고 있었다. 고위험군 산모였던 나는 임신 중독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대학교
[특별편 - 정신건강 이야기] 안녕하세요. 갑자기 글이 올라와서 놀라셨죠? 오늘은 30일에 진행될 특별편을 미리 올렸습니다! 재난 트라우마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국립정신건강센터(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는 국가적 재난 10주년을 맞이하여 2024년부터 트라우마 치유주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 2026년은 4월 20일(월) - 4월 24일(금)까지로 지정되어 있고, 마음안심버스 체험 등 다양한 행사들이
20○○년 ○월 손에 익은 일은 머리를 복잡하게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다. 가장 먼저 커피 머신을 켠다. 우리 카페에서 가장 비싼 놈이라던 사장님의 말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다. 제빙기 얼음이 잘 채워졌는지 확인하고, 전날 마감 아르바이트생들이 곳곳에 뒤집어 말려 놓은 집기들을 제자리에 가져다 둔다. 화장실 휴지를 일부러 안 채워 놓는 것이
기억 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 날이 있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내 아이는 뱃속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고 다른 누군가의 아이는 깊은 바다로 가라앉고 있었다. 고위험군 산모였던 나는 임신 중독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대학교 병원을 찾았다. 금식을 한 채, 정해진 시간마다 액체를 마시며 아이를 위한 검사를 이어갔다. 검사를 마친 뒤 친정엄마와
굳이 이걸 이 시점에 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쯤에서 접고 그냥 한 잔 시원하게 마셔버릴까 하는 생각을 참는 게 언제까지 가능할지 알 수 없다. 하루 종일 갈등 상황에 내팽개쳐진 기분이다. 대체 왜 이 고난을 사서 하는 건지 나 자신을 이해할 수가 없다. 마약이나 알코올도 아니고 그저 커피일 뿐인데. 시작은
문을 천천히 열고 입구에 섰다. 최대한 길게 손을 뻗어 불을 켜고 움직임과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작은 움직임도 들리지 않음을 확인한 후, 내가 가야 할 동선에 모든 물건을 장우산으로 넘어트렸다. 물건 뒤에 혹은 아래에 숨어 있을 그것들에게 도망갈 시간을 주었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하나가 없어진다고 끝날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들의 출입을
겨울을 장롱 깊숙이 밀어 넣었다 입을 다물지 못하는 문을 뒤로 햇살의 눈인사를 유리창이 오해 가득 품으면 셔츠 한 장을 꺼내 몸에 걸친다 손목엔 지난 계절의 흔적이 잊었던 시절을 건드린다 골목 하나 돌아서자마 어귀를 지키고 있던 추위가 기다렸다는 듯 귓가를 서성이는데 하나, 둘, 셋을 세기도 전 어깨에 내려앉는 목련이 홑겹의 기억보다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님께 전하는 글진 geulzine의 뉴스레터 06호 FEATURE STORY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아르테미사아 젠틸레스키, 1614~1620, 캔버스에 유채, 158.8X125.5cm, 나폴리 카포티몬테 박물관 (이미제 제공 : 네이버)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여기 두 여자가 있습니다. 한 명은 칼을 쥐고 있고, 다른 한 명은 옆에서 힘을 보탭니다.
고등어조림이 뚝배기 위에서 지글지글 끓고 있었다. 내가 생선 가시와 씨름하는 동안 앞에서는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짜고 벌인 전쟁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함께 강습을 듣는 사이였다. “일부러 분유 공장 같은 데만 골라서 공격했다잖아.” “선생님, 그거 어디서 봤어요? 아무리 트럼프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해도 미국이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야. 미국 사람들 프로테스트 하는 거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