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가 끝난 뒤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체육대회가 끝난 운동장에는 종이 응원 도구 몇 개가 굴러다닌다.
하루 종일 울리던 음악은 멈췄고, 스피커에서는 잡음만 흐른다.
아이들은 하나둘 교문을 나선다.
반티 위에 겉옷을 걸치고, 친구들과 오늘 찍은 사진들을 확인하며 웃는다.
“이 사진은 계속 봐도 웃겨”
“내 표정 완전 이상해. 이거 반톡에 올린다.”
오늘은 분명 시끄럽고 즐거운 하루였다.
응원 구호를 외치고, 함께 달리고, 사진도 찍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마음이 조용해진다.
휴대폰에는 사진이 몇 장 남아 있고, 반 채팅방에는 메시지가 계속 올라온다.
그 안에 내가 웃는 순간들도 있다. 그래도 무언가 허전하다.
왜일까?
그날은 분명 재미있는 하루였는데. 그래서 더 이상하다.
큰 행사가 끝난 뒤에는 마음의 온도가 갑자기 내려간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뜨거운 소리와 열기 속에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면 갑자기 조용해진다.
그 조용함이 마치 비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상한 것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은 뜨거운 하루 뒤에 잠시 쉬어 간다.
그래서 축제가 끝난 뒤의 밤은 종종 조금은 허전하다.
4등에게는 그 조용함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루 동안 무리 속에서 맞춰온 보폭을 풀고, 다시 혼자만의 시간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당신의 마음이 이제야 숨을 고르며 나로 돌아왔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삶은 사실 이렇게 조용한 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
시끄럽게 웃던 하루가 지나가고, 사진 속 장면들도 조금씩 잊힌다.
우리는 다시 평범한 날로 돌아간다.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고,
수업을 듣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다.
특별할 것 없는 4등의 하루가 이어진다.
축제는 오래 남지 않지만, 이 평범한 날들은 지속된다.
어쩌면 삶은 그렇게 조용한 날들이 차곡차곡 모여서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 밤이 조금 허전했다면 그것도 괜찮다.
뜨거운 축제 뒤에 찾아오는 이 고요함도 당신의 것이다.
<4등을 위한 글>
다시 나로 돌아온 이 조용한 밤.
그것도 충분히 소중한 하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