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치열함 – 나를 없애는 노력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고3 수험생들에게 6월 모의고사는 수능 점수 미리보기로 통한다.
N수생들도 합류하는 모의고사, 전국 단위로 내 실력을 확인하는 시험. 그리고 그 모든 것은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 등 숫자로 보여진다.
그래서 6월 모의고사가 끝난 교실은 한숨 소리로 가득 찬다.
“이번에는 정말 치열하게 했는데…”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치열하게 열심히 공부했다.
잠을 줄여가며 오답 노트를 만들고, 주말도 반납하며 인터넷 강의를 돌려본다.
하지만 등급은 그대로다. 그리고 어떤 과목은 떨어진다.
치열함이 결과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상담실에서 만난 청소년의 말이다.
“선생님, 제가 노력이 부족했나 봐요.”
그 친구의 플래너를 함께 봤다.
분 단위로 빽빽하게 채워진 일과표,
조금의 틈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순공(순수하게 공부에 집중한 시간) 기록.
이는 노력 이상의 숨 막히는 치열함이다.
하지만 그 청소년은 자신의 노력을 탓했다.
“밤을 조금 더 새우면 괜찮아질까요?”
이처럼 우리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가혹하게 자신을 채찍질한다.
이는 어쩌면 ‘내 노력의 부족’이
‘세상에서 내 노력의 쓸모없음’보다 덜 무섭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비교하며, 가혹한 노력을 요구한다.
그리고 4등은 이 비교와 채찍질이 더 가혹하다.
왜냐하면 4등의 노력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3등이라도 되기 위한 노력’
‘5등에게 빼앗기지 않으려는 발버둥’
내 앞에는 항상 더 잘하는 누군가가 있고,
내가 오르면 남도 오르는 끝없는 경쟁 속에서 남는 것은 ‘나는 부족하다’는 감각이다.
남을 이기려는 치열함은 결국 나를 잃어버리게 만든다.
치열하게 살았고, 더 노력했지만 남는 것이 지침과 좌절이라면,
우리는 노력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쟁을 향한 치열함이 아닌, 성장을 향한 치열함이다.
이를 보고 누군가는 “입시 현실에서 그게 가능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의 불길 속에서 재가 되어 사라지는 것보다,
이상적일지라도 내 마음의 형태만이라도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존재해야 옳은 방향의 치열함도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등급이라는 숫자 뒤에 가려진 자신을 찾는 방법.
그 방향을 전환하는 법은 다음 이야기에서 찾아보자.
<4등을 위한 글>
매일 노력한 당신.
이제는 타인의 그림자가 아닌 당신의 빛을 따라가길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