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VS 부모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작자의 마음입니다.
저와는 다르게 키우시는 부모가 많음을 알지만,
필자가 느낀 쉽지 않은 심정을 전달하고 싶어서 표현해 봤습니다.
틀리다가 아닌 다르다고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부모가 되었다. 그것도 3명의 아이를 가진 부모가.
내가 과연 이 어린아이들을 책임질 수 있을까? 매 순간 고민한다.
먹고 자고 싸고, 기본 생존에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부모가 되었다.
그러나 학부모는 달랐다. 고등학생의 보호자가 되기는 힘들었다.
공부를 시킨다는 것은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의욕만으로 아이를 끌고 갈 수는 없었다.

초등학생까지는 학부모가 되어
시험 점수에 신경을 쓰고, 같이 공부하고 잔소리도 했다.
중학생, 고등학생이 된 아이에게는 공부를 가르치기 어려웠다.
초등학생 때는 100점도, 97점도 어렵지 않게 받아오곤 했다.
적어도 80점 아래로 내려가는 일은 드물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87.7점도 쉽지 않고, 39.8점이라는 숫자에도
아이의 시간과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것을.
하는 만큼 성적표에 점수가 찍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성적으로 평가되는 아이에게 평균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스스로가 욕심내고 해야 할 공부이기에…
공부해도 결과로 나오지 않기에…
시간이 생기면 게임만 하는 아이이기에...
내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가 따라서 책을 읽고 공부하는 습관을 지닐 줄만 알았다.
본보기로 보여주는 부모가 되고 싶었다. 스승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DNA 어딘가에 남아 있던
흐트러진 나의 모습을 아이 역시 물려받고 있었다.
잠시 바뀐 모습을 보고 성적을 기대하고 이끌어 가다가
서로 실망하고 힘들어지기만 할 뿐이었다.
어릴 적에 싱크대 아래에 들어가 온갖 주방용품을 가지고 놀게 하고,
집안에서 밀가루 놀이를 하며 자유롭게 키웠다.
이제 와서 1등급 성적을 바라는 학부모가 될 수는 없었다.

부모가 될래?
학부모가 될래?
누가 내게 묻는다면 이제는 부모라고 대답하겠다.
학부모는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고교학점제, 2028년 통합 수능을 앞둔 학부모는 뒤로 하고,
일단 아이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의욕을 가지고
사회적 인간으로 자랄 수 있도록
아이를 지켜보며 돕는 부모가 되어보고자 한다.
스스로 이불 정리하고, 청소기 돌리고, 빨래 정리하고,
스스로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고, 계란후라이 해 먹을 수 있고,
혼자 밥 먹을 수 있는 성인으로.
자문자답밖에 하지 못하는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