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 2026. 이지선. All rights reserved.

나는 별 탈 없이 살아간다.
헤벌쭉 웃는 얼굴을 한 그저 밝은 사람, 그게 나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삶을 살아가며 누군가 겪는 일을 나도 한두 개쯤 경험하며 살아왔다.
작년에 쓸개 제거 수술받았지.
반복된 유산과 임신으로 치질수술도 두 번이나 받았지.
지천명을 내후년에 앞두고, 완경을 맞이했지.
아픔은 희미하게 남겨진 조각 하나뿐이길 바랐다.
말 주머니에 남겨두고 구태여 꺼내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가끔가다 주머니 속 이야기가 입 밖으로 튀어나올 때가 있다.
담아두었던 아픔은 지나간 일인데도 그때마다 나를 날카롭게 찌르기도 했다.
잠시 견디면 될 줄 알았다. 괴로움을 훌훌 털어버렸다고 생각했다.
고통은 착각이라 여겼다. 잊었다고 생각한 상처였다.

이제는 흔적을 없애기보다 꺼내어보려 한다.
아직도 아파하는 나에게 괜찮아, 괜찮다고 말해본다.
몇 번을 말해야 내 생각과 몸이 혼동하지 않을지는 알지 못한다.
그래도 괜찮다고 마음먹는다.

이미지 출처 : 그림책<너에게로 가는 길>(2022) ⓒ 2026. 이지선.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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