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가위를 다르게 쥐는 법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가위를 내려놓은 그 아이는, 다음 상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또 그럴 것 같아서 무서워요.”
날카로운 것을 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에 또 그 순간이 오면 자신이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했다.
평소에도 ‘어차피 말해봐야 아무도 안 들어줄 텐데’라며 참는 것이 익숙했던 아이였다.
그래서 그 폭발은 아이 자신에게도 당혹스러웠다.
분노는 자동차 엔진과 같다.
잘 사용하면 우리를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주는 에너지지만,
통제하지 못하면 엔진 과열로 차가 망가지거나 사고가 난다.
분노를 아는 것은 나를 지키는 힘이 된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것이 우리가 조금씩 성장해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나는 그 아이와 함께 연습을 시작했다.
[내 몸이 보내는 경고등 읽기]
“화가 날 때, 네 몸은 어떤 신호를 보내?”
“얼굴이 뜨거워지고, 숨소리가 커져요. 손바닥에 땀도 나고요.”
“그게 바로 네 몸이 보내는 비상벨이야. 가위를 집기 전에, 그 신호를 먼저 알아차려야 해.”
분노가 폭발하기 전, 몸은 먼저 신호를 보낸다.
얼굴의 온도가 올라가고, 심장이 빨라지며, 손도 떨린다.
이 신호를 읽을 수 있으면, 분노에 휩쓸리기 전에 잠깐 멈출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분노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분노가 다가오는 것을 먼저 알아채는 것이다.
[골든타임 10초]
비상벨이 울리면, 그 자리에서 10초를 멈추기로 했다.
극도로 화가 나는 순간, 이성은 마비된다.
그래서 그 순간에는 어떤 중요한 결정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숨을 천천히, 크게, 세 번만 들이마신다.
그 10초면 가위 대신 다른 선택지를 떠올릴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생긴다.
짧은 10초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미리 보는 블랙박스]
가위를 든 이후에 벌어질 일들을 미리 상상해본다.
상대방이 다치고, 학폭위가 열리고, 나는 가해자가 된다.
분노는 시야를 좁게 만들고 순간의 감정만 느끼게 한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시야를 넓혀 결과를 떠올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지금의 뜨거움이 식은 뒤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 미리 보는 것이다.
[책임감 있는 표현 연습하기]
이제는 가위가 아닌 다른 선택지를 연습할 차례다.
“의자 치지 마.”
거창한 항의가 아니어도 좋다.
내가 가진 뜨거움을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해서 전달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4등에게는 이 마지막 단계가 가장 어렵다.
인정받은 경험보다 무시당한 경험이 더 많은 아이들은,
말하기 전에 이미 실패의 결과를 상상한다.
“어차피 안 들어줄 거야.”
“내가 말하면 더 이상해지겠지.”
그래서 4등의 분노는 오랫동안 안으로 쌓인다.
그리고 그것은 가위로 변한다.
하지만 그 패배감을 뚫고 그 한마디를 꺼내는 것.
그것이 4등이 자신의 뜨거움을 지키는 소화기다.
완벽한 문장이 아니어도 괜찮다.
떨리는 목소리도 상관없다.
내 권리를 말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변화의 시작이다.
그 아이는 그날 이후, 가위를 집지 않았다.
대신 “하지 마”라는 세 글자를 연습했다.
처음에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상대가 듣지 못했다.
두 번째에는 조금 더 컸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
아이는 조금씩 자신의 뜨거움을 다루는 법에 대해 배워가고 있었다.
분노는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을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뜨거운 가위는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도 있지만,
나를 묶고 있는 것을 끊어내는 도구도 될 수 있다.
그 뜨거움을 어디로 향하게 할지, 이제는 당신이 선택할 수 있다.
<4등을 위한 글>
당신의 뜨거움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나요?
그 에너지가 나를 지키는 방향으로 돌릴 수 있다면, 어떤 것이 달라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