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자라나는 시대
어느 순간, 식목일은 법적 공휴일에서 빠져 있었다.
푸르름을 기념하던 하루도 함께 사라졌다.
초록을 즐기던 날은 기억 속에만 남았다.

나무를 심고 싶어도
아무 데나 심을 수는 없다.
땅은 사적 재산이고,
나무는 허락이 있어야 자란다.
묘목은 조경이 되고,
개인이 나무를 심는 일은 선택지가 되었다.
환경을 위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하고 싶은 일은 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린다.
땅이 재산이 되면서
그린벨트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선다.
카페가 생기고,
골프장이 생겨난다.
나무 대신 건물이 자라는 시대에
식목일은 더 이상 쉴 이유가 없어진 것 같다.
시간의 힘으로 크는 나무는
분명 꼭 필요한 자원인데,
정작 어디에 심어야 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땅에 심지 못한 나무를 마음에 심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