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린 햇살
4월의 햇살은 투명해서 숨을 곳이 없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참새의 부리에선 어제 누군가 뱉어낸 무관심이 뚝뚝 떨어진다 가장 작은 허기가 가장 낮은 곳을 쪼아대며 연명하는 정오의 비린내 길 위엔 제 몸의 무늬가 된 낡은 목줄을 감은 개 한 마리 체온을 기억하는 코끝이 온갖 것이 뒤섞인 바람 속에서 미열의 품을 찾아 킁킁거린다
마침내 마침.
4월의 햇살은 투명해서 숨을 곳이 없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참새의 부리에선 어제 누군가 뱉어낸 무관심이 뚝뚝 떨어진다 가장 작은 허기가 가장 낮은 곳을 쪼아대며 연명하는 정오의 비린내 길 위엔 제 몸의 무늬가 된 낡은 목줄을 감은 개 한 마리 체온을 기억하는 코끝이 온갖 것이 뒤섞인 바람 속에서 미열의 품을 찾아 킁킁거린다
"이 책의 모든 위대한 부분은 그녀의 것이다. 그녀가 없었다면 이 책은 결코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 《자유론》 헌사 中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주장이라 불리는 책,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하지만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면 나오는 놀랍고도 솔직한 고백을 세상은 160년 동안 이 문장을 밀의 '과한 사랑&
넌 늘 물을 찾았어 네 좁은 목구멍을 모르고 미어지게 밀어 넣은 나만의 진심에 가슴을 쳤지 뽀얀 살결 속 서슬 푸른 비수를 숨긴 이들처럼 나마저 독을 품었다면 너는 나를 달리 대했을까 무해하다는 이유로 파헤쳐도 좋을 이름이 된 나, 못난 침묵이라 하지 말기를 자줏빛 수의를 입고 어둠 속에서 견딘 시간은 지상의 설탕을
"나는 예술가가 아니다. 나는 여성이다. 여성은 창조하는 존재가 아니라 창조된 것을 돌보는 존재이다." 파니의 일기 中 (1836년) 결혼행진곡의 작곡가 펠릭스 멘델스존. 많은 분에게 익숙한 이름일 듯합니다. 오늘은 그 누이인 파니 멘델스존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파니는 네 살 터울의 남동생 펠릭스와 함께 당대 최고의 스승들에게 음악을 배웠고, 두 남매의
시-시-시-작! 동시에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 공포가 폐부로 밀려 들어와 눈동자를 굴리며 입 밖으로 도망친 음정들을 줍느라 노래는 늘 허리가 끊겼고 ‘너는 꼭 부르다 말더라’라는 말은 주석처럼 달렸다 ‘꼭'이라는 부사에 갇혀 첫 음은 다시 떼지 않았고 오물조물 입술만 움직이며 침과 함께 삼켜버린 것들로 키가 자랐다 ’마침표를 찍을 수
사유
우리의 사유는 종종 일출과 일몰이 구별되지 않는 붉은 수평선 위에 머문다. 지금 마음을 달구는 이 빛이 새로운 시작의 예감인지, 아니면 저물어가는 낙조의 잔향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함. 확신 없는 생각은 형태를 얻지 못한 채 머물고, 우리는 끝내 발화를 미룬다. 그리고 이미 세상에 수많은 문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 망설임에 무게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