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
하루 내 열리고 또 열리던 대문
늦은 저녁에서야 제 몸을 닫는다
뒤꿈치 밟아가며 빠져나간 신발들 틈에
짝 잃은 슬리퍼만 나뒹굴고
일 년에 두 번 고개 내미는 윤기 먹은 상이 벽에 기대 쉬고 있다
꾹꾹 눌러 담던 자리만 남은 반찬통들이
뚜껑도 없이 포개져 있고
싱크대에는
몇 번이나 물 받은 그릇들이
엎어진 채 마르기를 기다린다
바닥의 김치 자국
누군가 급히 닦아낸 자리를
불빛이 오래 들여다본다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커지고
골목 끝 웅성대는 소리도 커지고
끝까지 따라나갔던 손이
내려놓을 곳을 찾는다
온기를 잠시 기억하던 작은방 이불을 마저 개켜 넣으면
대문 밖으로 사라진 발소리처럼
집 안의 것들도
하나씩 제 소리를 거두어간다
채 불을 끄지 못한
방 문은
오늘도
닫히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