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마리 개의 입
구부정하게 웅크린 개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구름이 배를 낮게 깔고 있어
오늘 밤은 누군가 흠뻑 젖겠군
구덩이를 파고 있던 개가 콧 등의 흙을 털어낸다
구역질이 나
사람들이 또 무언가를 묻고 갔어
구경만 하던 개는 마른 꼬리를 흔들고 눕는다
구태여 파헤칠 것 있나
비 오면 흙이 알아서 입 다물 텐데
구둣발에 차이던 개가 쇠사슬을 질근거리며 으르렁댄다
구차하게 맞고 사느니
저 발목이라도 한 번 물어뜯고 말겠어
구걸하던 마른 개는 엎어진 깡통을 발끝으로 찬다
구원은 말이야
남은 밥 찌꺼기보다 늦게 오는 법이지
구멍을 응시하던 개가 젖은 코를 밀어 넣는다
구슬 같은 달이 걸렸어
도망칠 길은 저쪽일지 몰라
구린 것만 핥던 개가 바닥에 침을 뱉는다
구시렁대지 마
달 밑으로 가도 골목은 막혔어
구겨진 귀를 늘어뜨린 개는 다른 개들을 바라본다
구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저 제 그림자나 물어 뜯을 뿐
구석에 엎드려 있던 개가
벌어져 있던 입을 천천히 다문다
구월의 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