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탈주 스캔들 (14) - 꼬맹이는 눈 감아

14. 탈주 스캔들 (14) - 꼬맹이는 눈 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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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

인하는 폭발 직후 파편에 긁힌 눈가를 찡그렸다. 괜찮아, 눈은 멀쩡하다. 다행히 비상 수단과 응급 상황에서의 탈출로 정도는 미리 봐 뒀다. 해진과 눈이 마주쳤을 때 눈짓으로 신호한 뒤, 간발의 차로 아이를 감싸 안고 뛰어내릴 수 있었다.

워낙 커다란 선체다 보니 세찬 폭발이었음에도 약간 시차가 있었다. 물론 그래봤자 고작 몇 초였지만, 인하에게 대응하긴 충분했다.

“혀, 형사님, 피가!”
“꼬맹이는 눈 감아.”

인하에게 안겨 울먹거리는 묘안의 얼굴은 울상이었다가, 인하의 손바닥으로 가차 없이 덮였다. 본능적인 조치였다. 선체가 기울어지고 크게 도약하는 와중 아이에게 피칠갑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당연한 본능이 욱신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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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님은 키 잡으세요. 제가 지혈할게요.”
“어, 어어?”

해진은 상황을 파악하기 무섭게 셔츠 밑단을 잡더니 단숨에 쭉 찢어냈다.

“얼른 대요.”

올이 가볍게 풀어진 기다란 천 조각은 응급 상황용 압박 붕대로 손색이 없었다.

“괜찮으니까 손 대지마. 이 정도는, 내가 알아서 할-”
“시간 없어요. 우물쭈물하다가 골든타임 또 놓칠 거예요?”

세찬 반발을 단호하게 묵살한 그는 상처 부위 위쪽을 바짝 당겨서 묶었다.

“너…….”

지혈하는 손놀림은 매끄러웠고 빈틈이 없었다. 덕분에 피가 새어 나오던 부위가 빠르게 수습되어 안정적이게 되었다. 평소 궤변을 늘어놓던 해진의 느른한 태도는 온데간데없어서, 인하는 내심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형사님, 보트 운전하실 줄은 알고요?”
“대충은.”
“대충은?”

해진이 눈썹을 들었다.

“뭐야, 그 눈빛? 하, 할 수 있거든?”

사실 실습만 해봤지 실전은 인하로서도 생전 처음이었다. 학교나 교육대에서 이론 정도 배우고, 훈련할 때 수조에서 몇 번 깔짝인 게 전부였으니까.

“CPR 훈련이나 이것저것 응급 상황 대처하는 훈련도 다 배우거든, 배 운전 쯤은.”
“예, 예, 아주 대단하십니다, 형사님. 그러니까 제발 키나 좀 똑바로 잡으시는 건 어때요. 저 바위에 부딪히면 다 같이 수중 매장행이니까요.”

물론 탈주한 사형수에 무단 납치된 전 형사에 정체불명 꼬맹이까지 다 같이 한배 탄, 지금의 기묘한 상황까진 상정하지 않았지만. 아니, 세상 누가 예상할 수 있었겠어.

“애나 꼭 잡아.”

인하는 그쯤에서 해진의 말을 끊었다. 커다란 눈을 도록도록 굴리며 그들 사이에서 눈치 보던 묘안을 번쩍 들어 해진의 품 안에 안겨버렸다.

“물 튀기니까 내 뒤에 바짝 붙고.”
“아, 예.”

얼떨결에 작은 아이를 품에 안은 해진의 표정이 잠시 어정쩡하게 굳었다가, 얌전히 그의 품 안에서 자리잡는 묘안의 작은 머리통을 내려보며 다시 침착해졌다. 묘안이 해진의 찢어진 셔츠 자락을 꾹 잡았다.

“잘해봐요.”
“……?”
“오빠한텐 과분한 사람이니까요.”

무슨, 갑작스러운 팩트 폭행에 해진은 실소를 터트렸고, 인하는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손등에 힘을 줄 뿐이었다. 키를 틀어잡고 보트를 운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넌 애면 애답게 겁이나 좀 먹고 있어라, 어?”
“애도 알 건 다 알고요, 맘에 드는 사람한테 고백도 못 해보고 죽긴 싫거든요? 흐물대는 오빠처럼 흐물흐물하게 살고 싶진 않다고요.”
“누가 흐물대냐?”

셋을 태운 비상 보트는 햇빛을 머금은 바다를 가르며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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